걸음이 불편할 정도로 많은 눈이 내린 강남 풀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,
마을 이곳저곳에서 사람들의 움직임이 눈에 뜨일 정도로 부산해졌다.
소소처럼, 혹은 소소와는 조금 다른 이유에서였겠지만...
어쨌건 새하얀 눈 속에 파묻혀 있던 산중 마을이 한 남자의 등장에 바짝 긴장하기 시작했다.
강남 풀이란 참으로 무서운 것임에 틀림없다. 동트기 직전,
마을 앞에서 동사직전에 발견된 한 이방인에 대한 이야기가
마을 사람 전부에게 알려지기 까지 거의 두 시진은 걸렸으련만,
그 사람이 이 마을에서 전쟁터로 군역을 떠났던 사람이라는 소문을 마을 사람
전부가 알게 되기까지는 한식경도 채 걸리지 않았다.
한 사람. 그 강남 풀이 마치 자신들의 마음속에 있던 모든 짐을 덜어내어 줄
구세주라도 되는 양, 마을사람들은 마을의 객잔으로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고,
눈보라 속을 헤치고 나타난 한 사람으로 인해,
마을사람들이 마음 한쪽구석에 접어놓았던 그리움이 라는 돌림병이 일년 전
오늘처럼 마을을 휘감아 돌고 있었다.